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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네번째 전태일 50주기 캠페인 코로나19 최전선 보건의료노동자 참여/보건의료노동자는 신화속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6월 3일(수) 오전 10시 전태일다리에서 진행 예정

보도자료

by 전태일50주기행사위 2020. 6. 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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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네번째 전태일 50주기 캠페인

코로나19 최전선 보건의료노동자 참여

보건의료노동자는 신화속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

충분한 자가격리기간과 휴식 보장되어야

의료기관 비정규직 해고 안돼, 상병수당제 도입 필요

코로나19 위기를 취약한 보건의료체계 개선 기회로 삼아야

63() 오전 10시 전태일다리에서 진행 예정

 

 

 

 

영화배우 조진웅씨와 경비노동자, 코로나19 해고 노동자가 직접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속에 진행되고 있는 전태일 50주기 캠페인, 네번째 캠페인이 63()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전태일다리에서 진행된다.

내일 캠페인에는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땀흘리고 있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참여한다.

 

보건의료노동자들은 내일 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 영웅이라는 말속에 무시되고 있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고발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보건의료노동자들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킨다는 소명으로 코로나19 최전선에 나섰지만 충분한 자가격리기간과 충분한 휴식도 보장되지 않고, 의료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계약 해지가 잇따르는 등 건강권과 노동기본권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들은 내일 3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 영웅이라는 말에 가려진 보건의료 현장의 현실을 고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충분한 자가격리기간과 휴식 보장, 의료기관 비정규직 해고 중단, 상병수당제 도입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3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는 조혜숙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장 겸 단국대의료원지부장과 보건의료노동조합 노동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조혜숙 단국대의료원지부장 등 보건의료노동자 예상 발언 요지]

 

50년이 지난 2020년 오늘도 산업재해로 하루 평균 7명의 노동자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50년 전 전태일 열사가 자신을 불태워 노동자도 인간임을 선언하였던 그 날로부터, 우리 사회는 산업재해와 코로나19라는 재난에서 노동자들을 얼마나 안전하게 지켜내고 있는지요.

 

저희는 보건의료노동자입니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이 닥쳤을 때, 어떠한 매뉴얼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서로의 지혜에 기대어 현장에 투입되었던 보건의료노동자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보건의료현장은 인력이 부족하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의료재난 앞에서 50년 전 전태일 열사가 그러했던 것처럼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킨다는 소명으로 코로나19 최전선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영웅이라고, 전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방호복을 입고도 감염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여기 코로나19 맞서 사투를 벌이고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일반병동으로 출근하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가족과 환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걱정을 품고, 스스로가 코로나19의 숙주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품고 일터로 향하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건의료노동자에게 자가격리기간과 충분한 휴식이 주어져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췄다고 하지만 보건의료노동자뿐 아니라 각계각층 구석구석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로 우리 공동체가 지켜지고 있습니다. 각자 제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모든 이들이 우리 공동체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난은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먼저, 가장 가혹하게 향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계약 해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대규모 확진이 일어난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투잡, 쓰리잡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입니다. <아프면 3~4일 쉬기>라는 정부의 개인방역수칙은 인력이 부족한 사업장, 생계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노동자,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노동자에게는 지켜질 수 없는 방역수칙입니다.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정부가 책임지고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제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것이 집단감염을 막고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역입니다.

 

아파도 쉬지 못하고 출근해야만 했던 노동자, 공공의료 시스템의 결함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해 죽음에 이른 환자, 취약계층에까지 가닿지 못한 보건의료시스템을 교훈 삼아 코로나19로 맞이한 위기를 취약한 보건의료체계의 획기적인 개선의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코로나19로 마주한 경제위기를 이유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대량 해고와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고,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던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는 고용보험 같은 사회안전망 바깥에서 코로나19의 또 다른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재난과 위기 속에서 누구라도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즉각 상병수당제를 도입하고 사각지대 없는 의료안전망, 사회안전망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누구나 아프면 쉴 수 있는 세상, 누구나 건강하게 살 권리가 우리 공동체를 지켜내고 코로나19를 극복하는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보건의료노동자(조혜숙 단국대의료원지부장) 낭독 전태일 평전 부분]

- 전태일 평전 101~ 103-

 

보건의료노동자가 읽을 전태일 평전은 전태일 평전 101~103쪽으로 당시 열악한 작업환경과 사측의 불법에 의해 노동자들이 다양한 직업병과 건강문제에 시달리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코로나19 위기에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건강은 돌볼 수 없고, 심지어 해고를 당하기도 하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처지와 겹치는 면이 많다.

 

이러한 작업환경 속에서 5년 이상을 일해 온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건강상태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묻지 않아도 가히 짐작할 수 있을 만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우선 영양을 제대로 섭취할 리가 없으니 영양실조, 식사를 제때에 못하고 소화시킬 여유도 없이 곧바로 신경을 쓰는 노동에 시달려야 하니 만성 소화불량증과 신경성 위장병, 그런데다가 휴식은커녕 잠도 제대로 못자니 몸 전체가 쇠약하고 얼굴이 누렇고, 항상 피로해보이며, 온종일 먼지를 마시니 진폐(塵肺), 기관지염, 폐결핵 등 각종 호흡기질환, 조명관계로 시력이 약해지는 등 각종 눈병, 종일 허리를 못 펴고 앉아서 쉴 새 없이 손발을 놀려야 하니 다리가 붓고 허리어깨다리에 각종 신경통, 그밖에도 여공들의 경우에는 월경불순 등 각종 부인병을 얻게 되리라는 것이 명백하다.

 

실제로 전태일이 1970년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재단사 100% 전원이 신경성 소화불량, 만성 위장별, 신경통, 기타 병의 환자.

미싱사 90%가 신경통 환자임. 위장병, 신경성 소화불량, 폐병 3기 까지.

평화시장 종업원 중 경력 5년 이상된 사람은 전부 환자이며 특히 신경성 위장병, 신경통, 류머티즘이 대부분임.

 

또 설문조사에 응한 126(시다, 미싱사, 재단사 포함) 가운데 96명이 진폐, 폐결핵 등 기관지 계통의 질환에 시달리고 있으며, 102명이 신경성 위장병으로 식사를 잘 하지 못하며, 전원이 밝은 곳에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고 눈곱이 끼는 안질에 걸려있다고 하였는데, 병에 걸려 있으면서도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 그들이 앓고 있는 질병은 전태일의 조사결과보다도 훨씬 심각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평화시장 여공은 시집가도 삼년 밖에 못써먹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평화시장에서 5년 이상을 일하고 건강하다는 여공은 절대로 있을 수 없으며,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완전히 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면서도 노동자들은 치료를 받기는커녕 자신이 어떤 병을 갖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지내는 수가 많다. 말하자면 그들에게는 아파도 아픈 것을 느낄 여유조차도 없는 것이다. 특히 매일같이 면섬유를 만지고 있는 그들의 대부분이 갖고 있는 면폐증(綿肺症) 같은 것은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오며, 경우에 따라서는 결핵이 합병되거나 폐기종을 초래하여 심한 기침과 함께 출혈성 가래가 나타나기도 하는 무서운 직업병이지만, 그 증세가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병자가 병을 모르고 지내는 수가 많다. 이 병은 질이 좋은 흉부 엑스선으로도 잘 발견하지 못하는 것인데 하물며 엑스선 간접촬영으로 이것을 찾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노동자가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해봤자 무슨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니, 속수무책이라고 하는 편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무슨 돈이 있어 치료를 받겠으며 그날그날 노동으로 먹고 사는 터에 무슨 시간이 남아돌아 한가하게 치료를 받고 앉아 있겠는가? 대책이 있다면 오직 병이 깊어진 후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해고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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