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한석호 전태일재단 기획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전태일을 통해 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연대사회로 나아가자는 운동
노동자 절반이 비정규직이 된 사회가 문제
상당한 곳에서 근로기준법 지키지 않고 있어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상당한 혼란 초례
일정한 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풀어나가야할 문제
전 국민이 동참하는 사회연대기금 조성운동 펼쳐 나갈 예정
전태일 열사 불굴의 실천 정신을 이어가자는 의미 담고 있어
[인터뷰 전문]
앞서 아파트 경비 노동자에 대한 인터뷰가 있었습니다만, 우리 사회에는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노동 약자들, 이 시대 전태일이 여전히 많죠.
전태일 열사하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면서 이 땅의 노동자 인권보호와 처우개선을 외쳤던 아름다운 청년이었는데요.
올해로 벌써 50주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석호 전태일재단 기획실장 연결해 전태일 50주기 범국민행사와 관련한 얘기들 나눠보겠습니다.
▷한석호 실장님, 안녕하세요?
▶네, 반갑습니다.
▷전태일재단을 비롯해서 17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범국민행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하는데 50주기다 보니까 그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한국사회에서는 5년, 10년 단위를 좋아하잖아요. 전태일 돌아가신 지 50년 되는 해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의미가 더욱 남다를 것 같습니다.
▷전태일 50주기 그런데 11월 13일이어서요. 아직 6개월이나 남았는데 50주기 캠페인을 서둘러 준비하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사실은 3월부터 시작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두 달 연기했습니다. 그런데 더는 미룰 수 없어서 5월 7일 출범식을 진행한 거고 연중행사로 진행하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한국사회 불평등이 가파르게 심화되고 있고 사회구성원이 함께 나누고 양보한다는 사회연대가치도 약화되고 있죠.
한국사회는 소득기준 상위 10%가 전체소득의 50%를 차지하는 상황까지 치달았습니다. 그래서 전태일을 통해 보다 평등하고 보다 정의로운 연대사회로 나아가자는 운동을 1년 동안 펼치자는 뜻이고 두 번째는 코로나19 위기가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영세상인, 빈곤층 등에게 집중되고 있는데 코로나19 위기는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되 사회적으로는 서로 손잡고 연대해서 극복하자는 그런 사회 분위기를 빨리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연중행사로 진행하는 겁니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하지만 마음만은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그런 연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고요.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고 외치면서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졌던 전태일 열사의 주장, 바로 근로기준법 준수 아니겠습니까. 전태일 열사가 외쳤던 노동자의 인권과 처우개선 반세기 동안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를 하십니까?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지금 그때에 비해서는 나아졌다고 봅니다. 그때 노동자가 공돌이, 공순이로 불리며 비탄을 받고 천대 받았고 노동자라는 명칭도 쓰지 못한 채 근로자라는 이름도 불렸죠. 또 열 서너 살밖에 안 된 아동들이 노동을 하던 시대였습니다.
임금을 받으면 하루 세 끼 먹고 나면 끝이었고 그런데 지금은 노동자도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는 세상이 되었고 언론에서는 노동자라는 명칭을 당당하게 쓰고 있고 아동들은 노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굳이 비교한다면 예전에는 상인의 처지가 노동자보다 훨씬 좋았는데 지금은 상인 노동자의 처지가 웬만한 상인보다 더 나아졌죠.
문제는 노동자 절반이 비정규직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3차, 4차, 하청 같은 경우는 정규직이라고 말을 하는데 말이 정규직이지 비정규직과 다를 바 없고 그런 노동자가 1100만에 이릅니다. 또 아직도 상당한 곳에서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고 있죠. 매년 노동부에 신고 되는 위반건수가 10만 건이 넘을 정도랍니다. 더구나 4인 미만 사업장은 부당 해고나 연차 휴가 등의 조항에서 아예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이들이 전태일이 온몸으로 손잡았던 이들인데 그들의 문제가 안 풀리고 있는 거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좀 그래서 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가 이번 캠페인을 통해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을 강조를 하고 계시더군요. 지난 4월 총선에서 압승한 여당뿐만 아니라 정의당의 총선 공약이기도 한데 기대가 크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법이 개정돼서 11월 13일 전태일 열사 영전에 50주기 선물로 드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분 좋게 상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코로나19로 전반적인 경제위기 가능성이 나오고 있고 특히 피해가 큰 영세기업또 소상공인들은 아직까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부담스럽다는 반응들도 보이기도 하던데 이 문제 좀 어떻게 풀어나갔으면 좋겠습니까?
▶그래서 현실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괄적으로 5인 미만 사업장 다 전면 적용을 바로 적용하는 것은 상당한 혼란이 초래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일정한 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할 수 있게끔 그런 법을 개정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단계적으로 순차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는 인식을 하고 계시네요. 50주기 캠페인 일환으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할 거라고 하던데 사회연대기금조성운동 구체적으로 어떻게 펼칠 계획이십니까?
▶이 운동의 의미는 일단 전 국민이 너나 할 것 없이 1,000원이든 1만 원이든 기금을 내보자. 그 기금으로 코로나 위기가 집중되고 있는 해고노동자, 실직자, 영세상인, 빈곤층 등에게 쓰자는 운동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노조와 단체 등이 앞장서서 기금을 모으고 그걸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자. 그런 운동을 전 사회적으로 펼치자는 것이고 행사위원으로 직접 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각 단위가 알아서 모아서 집행하자는 거고 그런 운동을 전 사회적으로 펼치자는 것이죠. 다만 개별적으로 집행하기 어려운 것에 한해서 행사위원회가 받아서 대신 집행을 하겠다. 이런 겁니다.
▷사회연대기금조성과정에 ‘전태일의 아름다운 풀빵정신, 모범업체정신’을 사회로 불러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던데 ‘전태일의 아름다운 풀빵정신, 모범업체정신’이라는 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입니까.
▶둘 다 고 조용래 변호사께서 집필한 전태일 평전에 나오는 내용인데요. 50년 전 평화시장에는 열두어살 어린 영웅들이 시다로 일을 했습니다. 다들 가난한 집안의 딸들이다 보니까 하루 14시간의 장시간 노동에도 늘 배를 곯았는데요. 전태일은 그것을 외면할 수 없어서 자신의 버스비를 털어서 풀빵을 사줬습니다. 문제는 집이 창동의 판잣집이었는데 12km가 넘는 거리입니다. 되게 멀죠. 그런데 전태일은 자신 또한 장시간 노동에 지친 늦은 밤에도 평화의 시장에서 집까지 그 먼 거리를 휘청휘청 걷고 뛰며 퇴근했습니다.
자기 차비로 풀빵을 다 사줬으니까. 그러다가 야간통행금지에 걸려 파출소에서 쪼그려 자기도 했고 만약에 저더러 그렇게 해보라고하면 죽어도 못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전태일은 매일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 행보를 3, 4년간 이었습니다 이것이 연대와 나눔 인간 사랑의 전태일의 풀빵정신이었습니다. 그다음에 모범업체정신인데요. 전태일은 태일피복이라는 모범업체를 구상했습니다. 아주 자세하게 구상을 만들었었는데요.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세금도 잘 내고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그런 기업을 꿈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맥도 없는 가난한 청년이라서 창업자금을 마련할 수 없었고 그래서 자신의 한 쪽 눈을 팔아서라도 만들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됐습니다.
만약 태일피복 구상이 성공했다면 사회적 기업의 원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게 전태일의 모범업체정신입니다. 바로 이러한 정신이 전태일의 불굴의 실천정신 그리고 바보회와 삼동회를 만들어서 싸우는 정신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지난주 13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에 노동자와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해서 릴레이식으로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더군요. 코로나19 사회연대기금조성운동 외에도 비중을 두고 추진하는 캠페인의 주요 의제들이 또 있습니까?
▶그거 말고도 더 나아가서 해고 없는 코로나19위기극복도 노동자에 대한 인간다운 대우 그리고 영세상인을 돕기 위한 골목상권활성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전태일이 손잡았던 시다와 미싱사들이 그런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그래서 매주 수요일 전태일 다리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의 첫 주자는 지난 주 했었는데 선 굵은 영화배우 조진웅 배우께서 참석을 했었고요. 아까 방송을 들어보니까 아파트 경비노동자 문제로 앞서 인터뷰가 있던데 내일은 그 아파트 경비노동자가 참여해서 일부 입주자들의 갑질 문제를 얘기할 거고요. 다음 주는 코로나19때문에 해고되고 무급휴직 중인 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그런 식으로 청년구직자문제, 특성화 고교생의 문제 등 다양하게 다룰 예정입니다.
▷끝으로 수많은 이 시대의 전태일들이 지금 힘겹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분들에게 끝으로 어떤 말씀을 전하고 싶으십니까?
▶새카맣게 불에 탄 전태일의 손을 잡고 이 한국 사회를 연대사회로 만들어 가면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손에 손을 잡고 연대하는 정신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한석호 전태일재단기획실장 만나봤습니다. 실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cpbc 이주엽 기자(piuslee@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20-05-1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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